꽃 피는 봄날
- 유 성 순 -
발가벗은 나무에 물오르고
색색의 꽃망울
봄비에 촉촉이 젖어 볼록볼록
처녀 가슴 부풀듯이 꽃 피는 봄날.
바구니 옆에 끼고 언덕 너머
굽이굽이 산 능선 타고 솔향기 들이키며
이슬에 젖은 올 고사리 꺾으러 나들이나 갈까.
봄비에 고개 드는 올 고사리
파릇파릇 달래 냉이 쑥 미나리
남창 옹기 마을 뒷산에 오르면
지천에 흐드러지게 피었을 텐데!
진달래꽃 피는 울주군 청량산에도
배꽃 하얗게 흩날리는 바다 마을 서생에도
취나물 산나물 피었던 북쪽 동대산에도
지금쯤 나물 찾는 아주머니 발길 끊이지 않을 텐데!
청솔가지에 옛 추억 걸어 놓고
들꽃 잎에 지난 그리움 새겨 놓고
오다가다 행여나 마을 어르신 안부라도
전해주는 아주머니 계실지도 모르는 봄날
산나물 많은 산을 찾아 꽃 피는 산을 찾아
바구니 옆에 끼고 산 들녘을 헤매나 볼까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9월이 오면 / 안도현 (0) | 2009.08.28 |
---|---|
사랑이여, 조그만 사랑이여 / 나태주 (0) | 2009.05.16 |
[스크랩] 삶 /용혜원 (0) | 2009.01.05 |
[스크랩] 김사인 - 서귀(西歸) (0) | 2008.12.21 |
[스크랩] 입관(入棺) / 오탁번 (0) | 2008.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