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봄날 / 유성순

OKeverything 2009. 2. 9. 17:29

꽃 피는 봄날

 

- 유 성 순 -

 

발가벗은 나무에 물오르고
색색의 꽃망울
봄비에 촉촉이 젖어 볼록볼록
처녀 가슴 부풀듯이 꽃 피는 봄날.
바구니 옆에 끼고 언덕 너머
굽이굽이 산 능선 타고 솔향기 들이키며
이슬에 젖은 올 고사리 꺾으러 나들이나 갈까.

 

봄비에 고개 드는 올 고사리
파릇파릇 달래 냉이 쑥 미나리
남창 옹기 마을 뒷산에 오르면
지천에 흐드러지게 피었을 텐데
!

 

진달래꽃 피는 울주군 청량산에도
배꽃 하얗게 흩날리는 바다 마을 서생에도
취나물 산나물 피었던 북쪽 동대산에도
지금쯤 나물 찾는 아주머니 발길 끊이지 않을 텐데
!

 

청솔가지에 옛 추억 걸어 놓고
들꽃 잎에 지난 그리움 새겨 놓고
오다가다 행여나 마을 어르신 안부라도
전해주는 아주머니 계실지도 모르는 봄날
산나물 많은 산을 찾아 꽃 피는 산을 찾아
바구니 옆에 끼고 산 들녘을 헤매나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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