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빛'
-윌리엄 워즈워스 (1770∼1850)
한때 그렇게도 찬란한 빛이었건만
이제는 눈앞에서 사라져가는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다시는 찾을 길 없을지라도
우리는 서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뒤에 남은 것에서 힘을 얻으리라.
존재의 영원함을
비로소 처음 공감하며
인간의 고뇌를
사색으로 달래어서
죽음을 꿰뚫어보는 그 믿음 속에서
현명한 마음으로 세월을 버티리라.
삶은 덧없다. 세상 모든 것은 덧없고 덧없다. 그러나 덧없는 것은 개체들이다.
개체는 사라지지만 그 개체들이 뒤에 남겨 놓는 게 있어 존재의 덧없음은 영원으로 상승한다.
자식이건, 꽃의 영광이건, 뒤에 남은 것들은 영원의 기호다.
최소한 연민의 기호다.
이 시 '초원의 빛'을 처음 읽은 건, 영화 '초원의 빛'의 원작소설을 통해서였다.
소설을 읽을 때도 영화를 볼 때도 펑펑 눈물을 쏟았었다.
영화 주인공 역을 맡은 내털리 우드와 워런 비티의 파릇한 얼굴이 그립게 떠오른다.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이 영탄조의 구절을 유행가처럼 읊조리던 시절이 있었지.
<황인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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