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OKeverything 2011. 8. 14. 13:25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우리가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 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 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와 같아서
  파도 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